9월 어디 여행갈까 고민하던 중 숙박페스타에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급하게 3일 뒤 경주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경주는 고등학교때 수학여행으로 다녀온 이후 처음이라 무척 기대가 되었는데요...
여행날짜인 20,21,22,23일 비예보였습니다. 급하게 숙박 잡은터라 취소도 안되고, 비가 내리더라도 조금내리거나 금방 그치겠지하고 기대를 품고서 일단 출발해봅니다.
평소 일기예보 적중률 10~20%더니.. 여행날씨 예보는 100%인걸까요 ㅠㅠ
최근들어 가장 많은 비가 내립니다. 장마가 다시왔나 착각이 들정도로 말이에요. 불국사에 도착해서 잠시 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기를 기다려봅니다.
불국사 | |
주소 | 경북 경주시 불국로 385 불국사 |
개방시간 | 매일 09:00-18:00 |
홈페이지 | http://www.bulguksa.or.kr/ |
주차 | 주차가능 |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고속버스가 여러대가 주차장에 진입합니다. 단체 관광객이 있으면 여유롭게 불국사를 관람할 수 없을거 같아 서둘러 불국사로 입장했습니다. 현재 불국사는 문화재청, 국가지정문화재 보유사찰 관람료 지원으로 무료 입장이 가능했습니다.
굵은 빗방울이 하늘에서 쏟아지는 날씨였지만, 그 덕분에 불국사의 풍경은 한층 더 신비롭고 고요하게 느껴졌습니다. 빗소리는 마치 오래된 선율처럼 불국사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마음을 평온하게 해 주었고, 아침부터 내리던 비가 사찰 주변의 자연을 더욱 푸르게 물들였습니다.
비가 내리다 보니 불국사를 오르는 발걸음이 조금 조심스러웠지만, 그 덕분에 천천히 사찰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청운교와 백운교의 석계단의 고풍스러운 멋에 연신 감탄하며 관람하였습니다.
빗물이 석조를 따라 미끄러지듯 흘러내리는 모습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하고, 천 년의 세월을 버텨온 불국사의 견고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비내리는 불국사의 모습이 이렇게 아름답다니 수학여행때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감동을 느껴봅니다.
대웅전 앞에 도착했을 때, 저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그 앞에서 서서 비에 젖은 전각의 기와와 처마를 바라보았습니다. 비가 내리면 흔히 떠올리게 되는 우울함과는 달리, 불국사에서 마주한 비는 경건하고 깨끗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대웅전 안으로 들어가자, 불상 앞에 조용히 기도하는 이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평화로운 모습에 저 역시 가만히 앉아 잠시나마 사찰의 고요함을 느끼며 마음을 다잡아보았습니다.
극락전 쪽으로 걸음을 옮길 때쯤, 빗소리는 더 잦아졌고, 그 덕분에 극락전 앞에 서 있던 석탑들도 한층 더 또렷하게 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다보탑과 석가탑은 비에 젖어 그 섬세한 조각들이 더욱 뚜렷하게 보였습니다.
다보탑을 천천히 둘러보며 그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에 다시 한 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빗줄기 사이로 반짝이는 돌의 결들이 마치 탑이 살아 숨 쉬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불국사 경내를 한 바퀴 돌아보며 느낀 것은, 비가 내려도 사찰의 경치와 분위기가 결코 흐려지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오히려 빗속에서 더더욱 고요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불국사의 풍경은 제 마음 속에 깊이 새겨졌습니다. 사찰을 둘러싼 자연은 그 자체로도 아름다웠지만, 비가 내리는 날에는 그 풍경이 더욱 짙고 생동감 있게 다가왔습니다.
비에 젖은 불국사는 그 어느 때보다 고요하고 경건하게 느껴졌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 불국사를 찾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비가 불국사의 세밀한 아름다움과 고요한 분위기를 한층 더 깊이 있게 만들어주는 것 같았습니다. 비오는날, 불국사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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